씁쓸한데 달콤해

서브컾: 식훈

그러나 자꾸 접어놓았던 생각이 제멋대로 펼쳐져선 집중을 못하게 했다. 오죽하면 현식이 무슨 일 있냐고 물어올까."일훈아, 너 무슨 일 있어?""아니? 없는데...""얼굴에 고민있다고 써져있어.""....""넌 나 속일 생각 추어도 하지 마라. 씨알도 안 먹히니까."또 당했다는 분함에 일훈이 뚱해지자, 현식은 하하하- 웃으며 그를 어르고 달래 무슨 일인지 들...

W.네라도라 "어떤 여자가 나한테 말 걸었어. 지옥 속에 살으라고.""....""비투비 멤버들한테도, 알파 멤버들한테도 미안해서 좀 더 깊은 지옥에서 살면, 그 때엔 죽을 수 있을까?"씁쓸히 웃으며 말하지만 너덜너덜해진 가슴까지 숨길 순 없는 노릇이었다. 일훈에겐 다 보였다. 아파본 사람이 비슷한 아픔을 더 빨리, 잘 알아본다 그랬다.일훈이 어릴 때 그의 ...

W.네라도라 밥을 대충 먹고 소파에 앉아 창문을 살짝 열어놓은 채 밖을 내다보면 지나가는 차들이 너무 지루하다. 다 똑같아 보이고, 그 차들을 탄 난 그새 다시 그 날 밤으로 돌아간다. 바람이 너무 찼던 그 날 밤의 차안은 열기가 가득했다. 눈을 꾹 감고 회상한다. 더 전으로, 조금만 더 전으로. 다들 밝게 웃어보였던 그런 날들로.사실, 아직도 믿기지가 않...

W.네라도라 하얀 몸 옆구리에 시퍼런 자국이 있으니 괜히 속상하고 맘 한구석이 안 좋았다. 거울로 보니 더 잘 보여서 한숨밖에 안나오네.조심스럽게 약을 다 바르곤 창섭의 얼굴을 보면 많이 아픈듯이 미간이 펴질 기색이 안보인다. 언행불일치가 따로없어."한번만 더 다쳐봐.""뭐어-""그땐 다친 곳에 스매싱 날릴 거야!""야! 너 요즘 형들이 오냐오냐 해주니까 ...

서브컾: 식훈

W.네라도라 "그럼 모두가 네게 맞춰주길 바라?""맞춰준 적은 있냐고!""일훈아,""항상 내가 나쁘지? 다 내 잘못이야. 다들 나 신경도 안쓰면서 왜? 그냥 놔둬.""그러니까 무슨 이번엔 일인지 말해보라고.""나같이 새 환경에 적응 못하고 낯가림 심한 애가 뭐가 중요하다고 형은 그렇게 안간힘을 써?""정일훈."다들 너무 이기적이야. 모든 게 본인 중심으로 ...

서브컾: 식훈

W.네라도라 일훈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 현식에 한숨을 쉬곤 나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대체, 이 형은 데뷔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어.일훈은 현식이 좋아하는 간식이 뭘까 진지하게 고민하다 곰돌이 젤리 몇봉지와 통 아이스크림 한통, 음료수 두캔을 사들고 터벅터벅 작업실로 걸어갔다. 사계절을 거치며 이 길을 다니고, 또 다녔지만 늘 겨울은 쓸쓸하고 ...

W.네라도라 일훈은 방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전 같았다면 작업실에 가는 현식을 따라 나갔을텐데 현식의 부름에도 꼼짝않고 두 다리를 모아서 앉아있다. 사실 비투비가 숙소생활을 1년만에 끝낸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아마 그 사건 때문일 것이다.숙소생활을 시작하고 곧장 데뷔한 비투비 멤버들은 처음부터 함께 데뷔를 준비하고 있던 멤버 몇을 제외하곤 서로 어색했다....

W.네라도라 10분째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은 채 마트로 향하는 둘은 누가봐도 무지하게 어색해 보였다. 혹시 그가 먼저 말을 꺼내진 않을까 기대하며 힐끗힐끗 눈치를 보긴 했다만 전혀 기미가 보이지 않는 탓에 또 한숨을 쉬는 창섭이다. 역시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먼저 입을 열길 기대하는 건 아니겠지. 창섭은 조용히 입술을 짓이기며 심호흡을 했다. 그 심호흡이 ...

W.네라도라 "그래서, 그러고 창섭이가 나갔다고?""...응."계속되는 추궁에 결국 다 말해버린 그들은 곧 있으면 폭탄 터지듯 화낼 메니저의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어떻게 좀 해보라고 서로 눈치도 주고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외로 덤덤하게 한숨만 쉬어내곤 창섭을 찾긴 찾았냐며 걱정되는 표정을 하고 있다."민혁이가 찾으러 나갔는데 아직 모르겠어.""민혁이 형이...

W.네라도라 "야." "...""너가 그게 왜궁금해.""...뭐라고요?" "너가 뭔데 그게 궁금하냐고. 그 사건 담당형사가 너야?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데 니까짓게 함부로 물어보냐고!" 허, 하는 바람빠지는 소리밖에 안났다. 목각으로 뒷통수를 한대 맞은 듯 띵했다. 성재와 눈을 똑바로 맞추며 굳은 표정으로 강하게 말하는데 어쩐지 전혀 무섭지 않은 창섭이다....

W.네라도라 "얘들아, 걔 불쌍한 앤거 알잖아. 실력 좋고 아무 문제도 안일으켰는데 팀 잘못만나서 그렇게 되고 죽을고비도 넘겼고." "형,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 봐. 창섭인가 뭔가하는 애, 불쌍한 것도 충분히 이해가고 안타까운건 나도 마찬가진데 그래도 말 많았던 그룹의 멤버였던 건 변하지 않아. 형도 우리팀한테 타격이 없을거라 생각 안하잖아." "아니. 나...

W.네라도라 그래서 닿는데까지 도와주려한다. -...너 다른팀에 새로 영입된데. - 창섭이가 경찰서에서 진술한 걸 들어보니 자꾸만 자신이 모두 잘못했다 말했다고 한다. 경찰측에서도 알파 멤버들이 타고있던 차가 역주행하는 CCTV 영상을 보고 그를 추궁했을 것이 짐작갔다. 사실 나도 처음에 그 얘기를 듣고 그 애가 불쌍한 것보다 독하게 악랄하다는 생각이 들었...